아웃포커싱; 한 사람만 바라보게 되는 순간 : 사랑에 빠지는 순간

아웃포커싱; 한 사람만 바라보게 되는 순간 : 사랑에 빠지는 순간

한 눈에 반했다.

첫 눈에 반했다.

보자마자 반했다.

흔히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찰나의 순간이라고들 하죠.

실제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랑에 빠지는 순간 뇌의 12개 영역에서는 도파민과 옥시토신, 아드레날린, 바소프레신 등 희열감을 자아내는 화학 물질을 단 0.2초 만에 방출했으며,

사랑에 빠졌다는 감정을 인식하는 데는 50초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과학적으로도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인 셈이죠.

제 입덕의 순간은 아마 다른 분들도 많이 입덕한 순간이었을 것 같은데,

바로 선재업고튀어 드라마 2화의 마지막 엔딩 장면입니다.

여태까지 여주인공만이 스타가 된 남주인공을 좋아하는 줄 알고 있다가,

사실 알고 보니 남주인공이 여주인공보다도 훨씬 더 먼저,

여주인공을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 밝혀지는 순간이었죠.

사랑에 빠져 어쩔 줄 몰라 하는 남자 고등학생의 풋풋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그 때, 남주인공의 눈에는, 여주인공을 제외한 모든 것이 흐리게 보이며 여주인공만이 보이게 됩니다.

나머지 모든 세상이 흐리게 보이고, 한 사람만을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죠.

아웃포커싱.

카메라의 렌즈로 피사체를 담아내는 촬영 기법 중 하나를 말합니다.

"하나의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고, 초점이 맞지 않는 나머지 부분을 흐리게 표현하는 것."

사랑에 빠지는 순간도 이와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찰나의 순간.

한 사람만을 바라보게 되는 순간.

나머지 모든 세상이 흐리게 보이는 순간.

드라마 속 남주인공이 그랬던 것처럼,

제가 남주인공만을 바라보게 된 그 때, 남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것이 흐리게 보이던 그 때,

바로 그 순간이 제 입덕의 순간입니다.

그 순간 이후로 변우석 배우님이 출연한 작품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일상 사진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인터뷰 내용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배우님의 사소한 것들이 궁금해졌습니다.

어떤 음식을 좋아할까, 어떤 향을 좋아할까, 어떤 옷을 좋아할까,

어떤 색깔을 좋아할까, 어떤 취미활동을 좋아할까, 어떤 계절을 좋아할까.

햇살이 일상 속에 따스하고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처럼,

배우님이 제 삶에 따스하고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좌절하지 않고, 헤쳐나가려는 모습,

시간이 생기면 팬들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하는 모습,

그리고 주변 지인들을 따뜻하게 챙기는 모습 등.

닮고 싶은 모습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닮고 싶은 모습들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며 이전보다 더 나은 제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그 모습들이 쌓이고 쌓이며,

지금도, 여전히, 열렬히 덕질 중인 저의 모습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배우님의 다정하고 따뜻한 모습에,

손톱에 연붉은 봉숭아꽃이 은은하게 물드는 것처럼,

마음에 연분홍 사랑이 은은하게 물들었습니다.

앞으로도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든 계절들을

변우석 배우님과 함께한 모든 순간으로 빼곡히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레더 넥타이에 블랙 수트를 입으셨던,

그래서 제 심장이 남아나질 않게 만든

ASEA 때의 변우석 배우님의 사진 몇 장 남기며 글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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